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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피쉬(Killifish)

by 궁금해잉 2025. 4. 21.

화려한 무늬의 킬리피쉬

1.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킬리피쉬는 하나의 종이 아니야. 전 세계에 분포한 수백 종의 작은 민물고기를 통칭해서 킬리(Killifish)라고 부르지. 학문적으로는 Cyprinodontiformes 목에 속하고, 주로 아프리카, 남미, 중동, 미국 일부 지역에서 서식해.

그중에서 아프리카 킬리들은 일종의 “연못형 단기 생명 어종”이야. 비 오는 계절에만 생기는 임시 웅덩이에 살기 때문에, 몇 개월 안에 부화 → 성장 → 짝짓기 → 산란 → 수명 종료까지 일생을 끝내는 어종도 있어. 이걸 연 1회형(Annual) 킬리라고 해. 마치 '생명의 벼락치기' 같은 삶이지.

관상어로서 킬리는 19세기 후반부터 유럽과 미국 수족관 문화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그 희귀성, 색감, 독특한 생태 때문에 마니아층이 형성됐어. “킬리만 키운다”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컬렉터 심리를 자극하는 어종이지.


2. 습성: 짧고 강렬하게, 하지만 예민하게

킬리는 대체로 소형(3~6cm), 온순한 단독 생활형 어종이야. 테트라나 바브처럼 무리지어 다니진 않지만, 자기 공간 안에서는 활기차게 움직이고, 조용히 유영하며 수조 분위기를 평화롭게 만들어줘.

  • 성격: 공격성은 거의 없지만, 수컷들끼리는 약간의 영역 다툼을 하기도 해. 그래서 수컷 1 + 암컷 2 구성의 하렘 형태가 가장 안정적이야.
  • 수명: 연 1회형 킬리는 1년 내외, 비연 1회형 킬리는 2~3년까지. 단명 어종이라는 점은 꼭 기억하자.
  • 지능과 교감: 수조 앞에 다가가면 관심 가지는 등, 사람 손길에 반응도 좋아.

3. 키우는 방법: 작지만 예민한 예술가 대우 필요

킬리는 대체로 예민한 편이야. 수질이나 온도 변화, 물살, 조명 등 작은 것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그래서 깨끗하고 안정된 환경 + 은신 공간 + 스트레스 최소화가 핵심이야.

  • 수조 크기: 단독/하렘 사육이면 20리터 이상도 충분. 넓을수록 좋지만, 너무 높은 수심은 선호하지 않아.
  • 수온: 22~26도. 열대어 수준이지만,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치명적이야.
  • pH 및 경도: 대부분 pH 6.0~7.0 사이의 약산성, 연수 선호. 아프리카 킬리는 더 낮은 pH를 선호하는 종도 있음.
  • 여과기: 약한 물살의 스펀지 필터가 좋아. 물살이 세면 지느러미가 손상될 수 있어.
  • 수조 세팅: 조용한 조명, 짙은 바닥재, 부드러운 수초, 은신처 필수. 부엽토(Leaf litter)와 재현한 자연 수조도 인기 있어.
  • 먹이: 냉동 브라인슈림프, 모기 유충, 실지렁이 등 생먹이 선호. 전용 건사료도 있지만, 자연식이 가장 이상적이야.

4. 번식 방법: 생물학의 드라마, 번식에 모든 게 있다

킬리의 번식 방식은 종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 크게 나눠서 연 1회형(Annual)과 비연 1회형(Non-annual) 두 종류가 있어.

  • 연 1회형 킬리 (예: 아프리카 Nothobranchius 계열)
    습성: 비가 오는 계절만 사는 웅덩이에서 번식 → 알은 마른 흙(피트모스)에 묻힘 → 건조한 기간 동안 흙 속에서 휴면 → 다시 물이 차면 부화
    사육자는 어떻게?
        1. 산란용 수조에 피트모스를 깔고, 암수가 산란하면 모래를 제거하고 건조
        2. 1~3개월간 건조 보관 (온도와 습도 유지)
        3.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물에 담가 부화 유도
    부화 성공률은 숙련자도 실험처럼 접근해야 할 만큼 변수가 많아.
  • 비연 1회형 킬리 (예: Aphyosemion, Fundulopanchax, Rivulus)
    습성: 알을 수초나 바닥재에 붙임, 건조 필요 없음
    산란 환경: 부드러운 수초나 모스, 산란사(모양 천이나 실 뭉치)
    부화: 알을 따로 꺼내어 소형 수조에 보관하고, 1~3주 내외에 부화
    치어 사육: 유영 후 미세 먹이(인퓨소리아, 브라인슈림프) 급여

5. 주요 품종: 색감과 패턴의 끝판왕들

  • 네온 블루 킬리 (Fundulopanchax gardneri): 강렬한 푸른 몸통 + 붉은 점박이. 비교적 사육 난이도 낮은 편.
  • 노쏘브란키우스(Nothobranchius spp.): 짧은 생애, 극강의 색감. 연 1회형.
  • 아피오세미온(Aphyosemion spp.): 부드러운 색감, 다양한 꼬리 모양. 수초 수조에 잘 어울려.
  • 골든 원더 킬리 (Aplocheilus lineatus): 황금빛 몸통, 크고 입이 위로 향해 있는 먹이 사냥꾼 타입.
  • 라이스 피쉬류 (Oryzias spp.): 일본 메다카도 넓게 보면 킬리 계열. 소형 평화주의자.

킬리는 작고 아름답고, 독립적이고, 생태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물고기야. “짧고 강하게 산다”는 말이 잘 어울리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생명의 방식은 감탄이 나올 정도야. 초보자에겐 접근이 약간 어려울 수 있지만, 한 번 정 붙이면 절대 잊지 못할 반려어가 될 수 있는 존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