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엔젤피쉬는 인공 개량이 아니라 남아메리카 원산의 자연산 물고기야. 특히 아마존강, 오리노코강, 에세퀴보강유역의 느리고 식물이 풍부한 물에서 서식해왔지. 학명은 Pterophyllum scalare. 19세기 말~20세기 초 유럽에 소개되었고, 독특한 외모 때문에 곧 관상어계의 신성으로 떠올랐어. 몸은 납작하고 위아래로 길며,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라서 "디스커스보다 뾰족한 우아함"이 있는 느낌이지.
1960~70년대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 번식과 품종 개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다양한 컬러, 무늬, 지느러미 형태의 품종들이 생겼어. 지금은 “관상어 입문자와 고수 모두에게 인기 있는 클래식 어종”으로 자리 잡았지.
2. 습성: 우아한 외모, 은근한 승부욕
엔젤피쉬는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얌전하고 품위 있는 물고기처럼 보여. 유유히 헤엄치고, 어항 안에서 중심 잡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의외로 영역 의식이 강하고, 위계질서를 따지는 편이야. 특히 번식기나 낯선 개체가 들어올 때는 다소 공격적일 수 있어. 그래서 겉모습은 천사지만, 성격은 약간 ‘카리스마 있는 선배’ 스타일이지.
사회성은 있지만, 무리지어 다닐 때 서열 다툼이 생길 수 있어서 비슷한 크기의 개체들끼리 키우는 게 좋아. 그리고 입이 제법 커서, 작은 물고기(예: 치어, 네온테트라 같은 소형어)는 간식 취급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해.
3. 키우는 방법: 공간과 수질만 잘 맞춰주면 OK
엔젤피쉬는 디스커스보단 덜 민감하지만, 여전히 깨끗한 환경과 적절한 수질이 중요해. 다행히 요즘 키워지는 품종들은 내성도 꽤 좋아져서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어.
- 수조 크기: 성어가 되면 15cm 가까이 자라기 때문에 높이가 충분한 수조(45cm 이상)가 좋아. 최소 100리터 이상이면 안정적.
- 수온: 25~28도.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열대어라서 히터는 필수.
- pH 및 수질: pH 6.5~7.0의 약산성 중성. 질산염 수치가 낮은 깨끗한 물이 이상적이야.
- 장식과 레이아웃: 넓은 수영 공간과 은신처를 적절히 조합해주는 게 좋아. 수초나 유목, 배경판 등이 있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아.
- 먹이: 전용 사료, 냉동 브라인슈림프, 혈웅, 가끔 삶은 채소나 과일도 먹어. 입이 크고 식욕이 좋아서 급여량 조절은 필수야.
4. 번식 방법: 부부 금슬이 좋고, 육아 본능도 있음
엔젤피쉬는 일단 짝이 맞으면 꾸준히 산란하고, 육아도 잘하는 편이야. 하지만 짝 고르기 단계에서 약간 변덕이 있어서, 맘에 안 드는 짝은 그냥 무시하거나 쫓아내버리기도 해. 그래서 보통 5~6마리 키우다 자연스럽게 짝이 생기면 그 둘을 번식조로 분리하는 방식이 좋아.
- 산란 조건: 수온은 약 27~28도, pH는 6.5 정도, 조용하고 안정된 환경. 유리판, 넓은 잎, 세라믹판 등 산란판이 필요해.
- 산란 행동: 부부가 산란판을 열심히 청소하고,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바로 수정. 산란 직후부터 두 마리가 입맞춘 듯 교대로 알을 지키지.
- 부화: 2~3일 후 부화, 이후 5일쯤 지나면 부화한 치어들이 헤엄치기 시작.
- 주의사항: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첫 산란일 경우, 부부가 알이나 치어를 먹어버릴 수 있어. 익숙해질 때까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해.
5. 품종: 한 마리로도 어항이 작품 된다
엔젤피쉬는 기본적인 외형은 같지만, 색상과 무늬, 지느러미 형태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품종이 있어. 주요 품종만 소개하자면:
- 실버 엔젤피쉬: 가장 기본적인 회색~은빛 품종. 줄무늬가 있어 고전미가 돋보여.
- 코이 엔젤: 붉은 반점이 코이(비단잉어)처럼 퍼져 있어서 인기가 많아.
- 블랙 엔젤: 이름 그대로 올블랙. 고급스러움의 정점.
- 마블 엔젤: 얼룩무늬가 랜덤하게 퍼진 예술적 외형.
- 베일테일 엔젤: 지느러미가 길고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 우아함의 끝판왕.
품종 조합만 잘해도 수조는 금방 '수중 미술관'이 되지.
엔젤피쉬는 이름처럼 우아하지만, 의외로 단단하고 개성 있는 물고기야. 키우는 재미도 있고, 번식도 가능하고, 수조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주는 포인트 플레이어지. 단, 소형어와의 합사는 신중하게, 짝짓기 후에는 감시 필수!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 늘 천사 같은 건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