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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Betta)

by 궁금해잉 2025. 4. 22.

빨간 지느러미 파란 몸통이 너무나 대조적인 베타 하프문

1.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베타의 원조는 동남아시아, 특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논과 웅덩이에 살던 작은 물고기야. 원래의 이름은 Betta splendens, 줄여서 ‘베타’. 태국에서는 ‘플라캇(Plakat)’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전통적으로 수컷 베타끼리 싸움을 붙이는 경기에 쓰였어. 맞아, 말 그대로 격투 어종이었던 셈이지.

하지만 19세기 후반, 유럽에 소개되면서 “얘 좀 예쁜데?”라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후 지느러미와 색상 개량이 폭발적으로 진행되었어. 오늘날 우리가 보는 롱핀 베타, 하프문, 크라운테일, 플라캇 등은 모두 이런 품종 개량의 결과야. 그래서 지금의 베타는 원시적인 생존형보다는 화려한 쇼 모델 같은 존재가 되었지.


2. 습성: 외로움을 즐기는 독립형 캐릭터

베타는 단독 생활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영역 어종이야. 특히 수컷 베타끼리는 서로를 보면 곧장 지느러미를 펼치며 위협하고, 실제로 싸우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안 멈추는 경우도 있어. 그래서 "베타는 혼자 키운다"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냐.

그렇다고 얘가 외로움을 타느냐? 전혀 아니야. 오히려 혼자 있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고, 수조 속 공간을 자기 구역으로 인식하면서 편하게 지내. 사람을 알아보기도 해서, 일정한 시간에 먹이를 주면 수면 가까이 올라와 반응도 보여줘. 심지어 손 따라다니는 경우도 있으니, 소통형 반려어라고 불러도 될 정도야.


3. 키우는 방법: 작지만 깊이 있는 정성이 필요해

베타는 겉보기엔 소형이고 관리가 쉬워 보여. “작은 어항에 넣고 방 한켠에 두면 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꾸준한 관리와 세심한 환경 조성이 필수야. 화려한 외모는 그만큼 건강과 환경에 민감하다는 뜻이거든.

  • 수조 크기: 최소 10리터 이상 권장. 작은 어항에서도 살 수 있지만, 여유 있는 공간에서 더 활동적으로 지내.
  • 수온: 24~28도. 열대어라 히터 필수. 특히 추운 날씨엔 온도 급변이 치명적이야.
  • 여과기: 순한 흐름의 필터가 좋아. 베타는 물살이 세면 지느러미가 찢어지거나 스트레스 받을 수 있어.
  • 수질: pH 6.5~7.5, 연수 중경수. 주 1회 정도의 환수(30% 내외)가 이상적이야.
  • 바닥재/장식: 수초, 부드러운 유목, 은신처를 넣어주면 스트레스를 덜 받아. 날카로운 장식은 피해야 해.

그리고 아주 중요한 거. 거울 보여주는 건 짧게만! 베타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도 적으로 인식해서 펄쩍펄쩍 날뛰는데, 이걸 너무 자주 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하루에 1~2분 정도만 놀이처럼 보여주는 게 좋아.


4. 번식 방법: 정성 + 집중력 + 조심성 3박자 필요

베타는 번식이 쉽지 않아. “조건이 맞으면 낳는다”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 맞춰줘야 성공 가능성이 있어. 특히 수컷이 둥지를 만들고, 암컷과 정교한 교미 후 알을 부화시키는 방식이라 아주 정성스러운 드라마가 펼쳐진다.

  • 준비 조건: 수온 27~28도, 얕은 수조(10~15cm 깊이), 부드러운 수초나 부레옥잠, 거품집 만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 거품집 만들기: 수컷이 수면에 거품을 뱉어 만든 집. 이게 없으면 산란은 NO.
  • 짝짓기: 암컷을 유인해 짝짓기 성공하면, 수컷이 암컷을 감싸며 알을 배출하게 하고, 그 알을 하나씩 거품집에 올려.
  • 산란 후: 암컷은 바로 분리해야 해. 수컷이 알 지키는 데 집중해야 하거든. 부화 전 암컷 남아 있으면 싸움남.
  • 부화: 약 2일 후 부화, 치어는 3일 정도 지나서 유영 시작. 이때부터는 인퓨소리아, 브라인슈림프 등으로 먹이 주기 시작.

번식이 예술 수준이라 처음엔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 하지만 성공하면, 알을 옮기고 보호하고 지키는 수컷의 본능을 보는 그 순간, 진짜 감동이 몰려와.


5. 품종: 이 친구는 지느러미로 말한다

베타는 품종에 따라 지느러미 형태, 색상, 패턴이 천차만별이야. 고르는 재미도, 보는 즐거움도 아주 크지.

  • 하프문(Halfmoon): 지느러미가 반원형으로 펼쳐지는 가장 인기 있는 품종.
  • 크라운테일(Crowntail): 지느러미 끝이 왕관처럼 뾰족뾰족한 스타일.
  • 플라캇(Plakat): 짧은 지느러미를 가진 ‘파이터형’. 원종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요즘은 색상도 엄청 화려해.
  • 더블테일(Doubletail): 꼬리 지느러미가 두 갈래로 갈라진 독특한 품종.
  • 코이, 마블, 드래곤, 버터플라이: 몸통과 지느러미에 특수한 색조나 무늬가 섞인 유전적 변이 품종들. 수조가 미술관이 되는 조합들이야.

베타는 혼자여도 심심하지 않고,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으로 수조의 중심이 되는 진짜 ‘솔로 아티스트’야. 감성적이면서도 때로는 불같고, 사람과 소통할 줄 아는 똑똑한 물고기. 잘만 키우면 단순히 관상어를 넘어서 교감이 가능한 반려어로 느껴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