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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Guppy)

by 궁금해잉 2025. 4. 20.

코리가 너무 화려한 모자익 구피

1.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구피(Guppy)는 남아메리카 원산이야. 베네수엘라, 브라질, 트리니다드 같은 열대 지역의 민물 하천에서 유래했지. 원래 이름은 Poecilia reticulata고, 19세기 중반 영국의 과학자 로버트 존 레크-구피(Robert John Lechmere Guppy)가 발견해서 ‘구피’란 이름을 얻었어. 사람 이름이었단 거지. 구피 박사님은 지금쯤 천국에서 자기 이름으로 불리는 이 귀요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실 거야.

초기에는 실험용, 특히 모기 퇴치용으로 전 세계 열대 지역에 풀려났어. 모기 유충을 잘 먹으니까. 그런데 키우다 보니 “얘 너무 예쁘잖아?” 하는 생각이 들면서, 20세기 초부터 애완용으로 품종 개량이 시작됐지. 그 이후로는 컬러풀하고 지느러미 찰랑거리는 품종들이 줄줄이 탄생했고, 지금은 거의 수조계의 패션왕이 됐다고 보면 돼.


2. 습성: 사교성 만렙, 털털한 친구

구피는 온순하고 활발한 성격이야. 다른 물고기랑 잘 어울리고, 수면 근처를 부지런히 돌아다녀. 뭔가 기분 좋은 날의 산책처럼 말이야. 눈치 싸움도 없고, 영역 싸움도 거의 안 해. 단, 수컷이 암컷을 너무 들이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암컷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는 있어. 그래서 암수 비율은 보통 수컷 1 : 암컷 2~3 정도가 좋아. 삼각관계는 물고기도 피곤해하거든.

게다가 구피는 환경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 수질이 조금 안 좋아도 잘 견디고, 다른 물고기와 합사도 잘해. 심지어 ‘생명력의 화신’이라 불릴 만큼 강해서 “처음엔 무조건 구피부터”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냐.


3. 키우는 방법: 단순하지만 정성은 필요해

구피는 초보자도 잘 키울 수 있는 대표 어종이야. 하지만 “그냥 물에 넣으면 된다”는 건 착각. 물고기도 정성을 알아봐. 기본만 제대로 지키면, 건강하고 아름답게 오래 키울 수 있어.

  • 수조 크기: 최소 20리터 이상. 구피는 작지만 활동량이 많아서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해.
  • 수온: 24~28도. 열대어니까 히터는 필수. 온도 변화엔 민감해.
  • 수질: 중성(pH 7)~약알칼리성까지 잘 버텨. 다만 질산염이 너무 쌓이면 면역력이 떨어지니까, 주 1회 30% 물갈이는 필수.
  • 여과기: 작은 스펀지 여과기로도 충분하지만, 산소 공급은 안정적으로 해줘야 해.
  • 먹이: 구피 전용 사료, 브라인슈림프, 냉동 먹이 등 다 잘 먹어. 너무 많이만 안 주면 돼. 하루 1~2회, 2~3분 안에 먹을 수 있을 만큼만.

팁 하나 주자면, 구피는 컬러 유지와 건강에 영향을 주는 색소 강화 사료나 천연 사료(예: 스피룰리나)도 좋아해. 먹는 게 곧 미모 유지니까.


4. 번식 방법: 물속의 산부인과

구피는 난태생 어종이야. 알을 낳는 게 아니라, 몸 안에서 수정 후 새끼를 바로 낳는 구조지. 그래서 번식도 쉽고, 속도도 빠르고, 확률도 높아. 한마디로 번식력은 거의 무한대. 초보자가 “이거 너무 귀엽다~” 하고 수컷과 암컷을 넣어두면, 한 달 뒤 “어라,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하고 새끼들이 돌아다니는 광경을 보게 돼.

  • 임신 기간: 보통 3~4주. 암컷의 배가 점점 커지고, 뒷부분에 까만 점(임신반)이 보이면 거의 막바지야.
  • 출산: 한 번에 20~100마리까지 낳아. 심지어 교미 한 번으로 여러 번 출산하는 능력도 있어. 정자를 몸에 저장할 수 있거든.
  • 새끼 관리: 성어들이 새끼를 간식으로 착각(!)할 수 있어서, 출산 후엔 치어를 분리하거나, 산란상(산란통, 수초 등)을 설치해서 숨을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좋아.
  • 먹이: 부화 2~3일 후부터 파우더 사료나 인퓨소리아 급여. 브라인슈림프도 급성장에 효과적.

5. 품종: 컬러풀한 수조계의 패션쇼

구피의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품종이야. 색, 무늬, 꼬리 형태까지 다 달라서 보는 맛이 있어. 대표적인 품종 몇 가지만 소개해볼게:

  • 모자익 구피: 몸에 그물무늬처럼 복잡한 패턴이 있어. 컬러도 다양하고 인기 많아.
  • 타이거 구피: 이름처럼 호랑이 무늬. 화려하고 개성 강한 스타일.
  • 블루 그라스 구피: 푸른색 꼬리에 얼룩이 섞인 청량한 느낌.
  • 알비노 구피: 흰색~분홍색 몸에 붉은 눈. 몽환적인 분위기.
  • 풀레드, 풀블랙: 말 그대로 머리부터 꼬리까지 단색으로 통일된 구피. 군영하면 아주 멋져.

정리하자면, 구피는 키우기 쉬우면서도, 예쁘고, 똑똑하고, 생명력까지 강한 완전체야. 하지만 너무 많이 번식하니까, “구피는 사랑입니다” 하면서 무작정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어항이 인구 폭발할 수도 있어. 그래서 적절한 관리와 주기적인 개체 조절도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