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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Goby)

by 궁금해잉 2025. 4. 25.

호박별이 수조로... 범블비 고비

1.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고비(Goby)는 단일 어종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망둥어목(Gobiiformes)에 속하는 어류를 통칭하는 말이야. 전 세계에 2,000종 이상이 있고, 그 중 상당수는 민물, 기수, 바닷물 모두에서 서식해. 우리나라 연안에서도 ‘망둥어’, ‘총망둥어’, ‘부세망둥어’ 등 다양한 고비류가 자생하고 있지.

하지만 관상어로 키워지는 고비들은 보통 열대/아열대 지방의 소형종이고, 대표적으로:

  • 버틀러 고비(Stiphodon spp.)
  • 스텀피 고비(Glossogobius spp.)
  • 범블비 고비(Brachygobius spp.)
  • 드래곤 고비(Glossogobius celebius)

이런 친구들이야. 이들은 주로 동남아,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등의 하천이나 기수역(염분이 약한 하구 지역)에 서식하지.

관상어 시장에선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특이한 생김새, 바닥생활성 습성, 그리고 ‘희귀함’ 덕분에 마니아층 사이에선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어.


2. 습성: 바닥을 사랑하는 꼬리 세운 귀요미

고비는 대체로 작고 조용하며, 바닥 생활에 최적화된 습성을 가지고 있어.

  • 바닥에 앉기: 대부분의 고비는 복부에 흡착판 형태의 지느러미를 이용해 바닥에 착 달라붙을 수 있어. 바닥이나 돌 위에 ‘툭’ 하고 앉아 있는 모습이 일상적이야.
  • 온순함: 성격은 대체로 온순하고 합사에 적응 잘 해. 다만 같은 종 수컷끼리는 영역 싸움을 벌일 수도 있어.
  • 수컷 중심 사회성: 수컷은 테리토리 성향이 있고, 암컷에게 구애할 땐 작은 돌 근처에 둥지를 틀기도 해.
  • 야행성 아님: 플레코나 캣피쉬처럼 야행성은 아니고, 낮에도 잘 움직여. 단, 환경에 적응해야 활발해진다.

고비가 수조에 적응하면 자기 구역에서 뚱하게 앉아 있다가, 먹이 주면 갑자기 돌진하는 모습이 꽤 귀엽고 중독성 있어.


3. 키우는 방법: 흐름 있는 물 + 깨끗한 환경이 핵심

고비는 수질과 환경에 민감한 편이야. 특히 ‘야생 채집 개체’가 많은 만큼 초기 적응 실패로 죽는 경우도 있어서, 사육 환경을 잘 맞춰줘야 오래 살고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어.

  • 수조 크기: 최소 30~40리터. 무리를 키울 경우 60리터 이상이 안정적.
  • 수온: 23~27도. 대부분의 고비는 열대성이나 아열대성이야.
  • pH 및 경도: pH 6.5~7.5, 연수 중경수. 일부 종은 기수 환경(약간의 염분 포함)을 좋아함.
  • 여과 및 유속: 강한 여과와 순한 유속이 중요해. 바위 사이를 흐르는 개울처럼 만들어주면 좋아해.
  • 바닥재 및 장식: 부드러운 모래 + 중간 크기 자갈, 조약돌, 유목, 은신용 바위 등. 고비는 구역성과 은신처에 의존하는 습성이 강해.
  • 먹이: 입이 작고, 미식가 스타일이라 생먹이 선호 경향이 있어.
    냉동 브라인슈림프, 사이클롭스, 미세 벌레류
    인공사료에 길들인 개체도 있으나 처음엔 생먹이 급여가 안정적

※ 번역하자면, 고비는 환경 세팅만 잘 해놓으면 알아서 잘 지내는 수조 속 소행성 생명체야.


4. 번식 방법: 종에 따라 가능하지만 난이도 있음

고비의 번식은 종에 따라 어려움의 차이가 큼. 일부 종은 수조에서도 번식 성공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은 자연 번식 시나리오가 복잡해서 전문가 영역으로 취급받기도 해.

  • 일반적인 번식 방식 (예: Stiphodon spp.)
    둥지: 수컷이 작은 돌 뒤나 틈에 알 붙이기 좋은 장소를 확보함
    구애: 암컷을 그 공간으로 유인해 산란 유도
    산란: 암컷이 알을 붙이고 나면 수컷이 그걸 보호함
    부화: 5~10일 내외
    치어 생존: 문제는 이 시점. 야생에서는 강 하류 → 바다로 떠내려갔다가 → 다시 상류로 돌아옴이라는 순환을 하는데, 이걸 수조에서 재현하기가 극도로 어려움.

즉, 일부 종은 수조에서 부화까진 가능하지만, 자연 생태를 흉내 내야 치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어서 난이도가 높아.
다만, 기수 종이나 바다로 나가는 순환을 안 하는 일부 고비는 비교적 번식 난이도가 낮은 편이야.


5. 대표 품종 정리

  • 범블비 고비 (Brachygobius spp.): 노란색과 검은 줄무늬가 특징. 작고 귀엽지만 기수(약간 염분 있는 물) 환경을 선호함.
  • 스티포돈 고비 (Stiphodon spp.): 푸른빛 또는 노란빛을 띠며, 유속 있는 깨끗한 환경을 선호함. 무리 지어도 잘 지냄.
  • 드래곤 고비 (Glossogobius spp.): 크기가 크고 존재감이 큼. 약간의 공격성이 있으므로 합사 주의 필요.
  • 레드립 고비: 입 주변이 붉은색으로 포인트가 되는 희귀종. 드물고 인기 있는 종.
  • 글라시에 고비: 작고 반투명한 몸을 가짐. 조용하고 차분한 수조 환경에 잘 어울림.

고비는 수조 속에서 늘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건 아니지만, 있는 것만으로도 수조의 분위기를 다르게 만드는 ‘디테일 강화 아이템’ 같은 존재야. 돌 위에 앉아 꼬리를 흔들거나, 먹이 줄 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모습은 정말 반할 수밖에 없어.

하지만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생태 요구 조건이 복잡한 종도 많기 때문에, “고비는 귀여우니까 아무 수조에 넣자”는 생각은 위험해. 그건 고비의 민감한 마음에 상처 주는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