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 유리창 빨면서 천천히 진화한 적응왕
알지이터는 사실 하나의 특정 종이 아니야.
보통 “알지이터”라고 부르는 건 시아미즈 알지이터(Siamese Algae Eater, Crossocheilus oblongus)를 뜻해.
원산지는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쪽.
맑은 강이나 시냇물처럼 수초가 많은 중류~하류에 살면서, 돌과 수초에 낀 조류를 긁어먹으며 살아왔지.
인류가 얘네를 수족관에 들여온 건 1970~80년대부터야.
“어라? 얘네 조류 먹네? 이거 수조 청소부로 팔면 대박이겠다” 싶어서 전세계로 퍼뜨렸지.
물론… 그 대박 뒤에는 ‘크고 나면 얘네 성질이…’라는 후기가 붙긴 했지만.
알지이터 습성 – 착하게 시작해서, 성장하면 반항기 터지는 패턴
어릴 때 알지이터는 진짜 귀여워.
수조 벽에 착 붙어서 뽀득뽀득 유리 닦고, 수초에 붙은 조류 긁어먹고, 다른 물고기랑 별 트러블도 없어.
근데 문제는 성장하면서 영역 본능이 강해진다는 거야.
몸집이 10cm 넘어가면, “이 어항은 내 거야!” 선언하고
특히 비슷한 크기의 느긋한 물고기나 둥글둥글한 애들(디스커스, 엔젤피시 같은 거)을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 일이 생겨.
심하면 지느러미를 쪽쪽 빨아서 상처 내기도 해.
그러니까 얘네 성격은 한마디로:
“처음엔 조용히 살지만, 나중엔 동네 짱 먹는다” 스타일.
알지이터 키우는 방법 – 초반엔 쉬운데, 클수록 난이도 급상승
- 수온: 23~28도. 일반 열대어 수온대랑 비슷.
- pH: 6.0~7.5. 약산성 중성 물 좋아함.
- 수조 세팅: 은신처 많아야 해. 뿌리 있는 수초, 유목 같은 거 필수.
- 먹이: 조류는 물론, 바닥에 떨어진 먹이 찌꺼기도 주워먹어. 하지만 조류만으론 부족하니까, 알지 웨이퍼나 채소류(데친 오이, 시금치) 같은 것도 추가해줘야 함.
- 수조 크기: 크면 클수록 좋아. 최소 90cm 이상 추천.
무조건 기억할 거.
큰 수조 + 은신처 + 다양한 먹이 이 삼박자가 안 맞으면, 알지이터는 청소부 모드 접고 바로 시비걸기 모드로 변신한다.
알지이터 번식 방법 – 수족관에서는 거의 불가능
자연에서는 산란철에 강에서 번식하지만,
수족관 환경에서는 자연 번식 사례가 거의 없어.
양식장에서는 호르몬 주사를 이용해서 인공적으로 번식시키긴 하는데, 일반 수조에서 “우연히 새끼 봤다” 같은 건 거의 전설급 이야기야.
게다가 암수 구별도 어려워.
성체가 되면 암컷이 약간 더 뚱뚱해지고, 수컷은 슬림한 정도? 이 정도 구분이 전부야.
그래서 번식을 노리기보단, 그냥 “오래 살게 해주자” 마인드로 키우는 게 현실적이야.
종류 – 알지이터라고 다 같은 알지이터가 아니다!
- 시아미즈 알지이터(Siamese Algae Eater) – 진짜 오리지널. 줄무늬가 뚜렷하고, 수조 청소 능력도 좋음.
- 차이나 알지이터(Chinese Algae Eater, Gyrinocheilus aymonieri) – 크면서 진짜 깡패되는 애. 30cm까지 자라서 수조 난민 만듦.
- 플라잉 폭스(Flying Fox, Epalzeorhynchos kalopterus) – 외모는 비슷하지만, 성격은 좀 더 터프하고 깔끔한 타입.
- 펄 알지이터 – 색깔이 약간 진주빛 도는 개량형. 성격은 여전히 터프.
- 골든 알지이터 – 알비노 변종. 하얗고 금빛 나는 몸체.
※ 참고: 이름 비슷해도, “진짜” 시아미즈 알지이터만 조류 제거력 탑이야. 나머지는 점점 먹성 잡식성에 가까워져.
마무리 – 알지이터는 청소부가 아니라 터프한 독립군
처음 데려오면 “아~ 너 덕분에 수조가 깨끗하구나” 하면서 감동받지만,
시간이 흐르면 “야, 왜 다른 물고기 괴롭히냐” 하고 한숨 쉬게 만드는 게 바로 알지이터야.
그래도 매끈한 몸매에 똘망똘망한 눈, 기민하게 수조를 누비는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야.
관리만 잘하면 진짜 든든한 청소부가 될 수 있어. 다만, 절대 방심하면 안 되는 터프가이라는 것만 기억해!